김재삼 씨의 글입니다.
출처는 이분 페이스북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봤어요. 삼성과 LG가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커지는 것은 경영진의 능력 차이 아닌가.’마케팅의 삼성’과 ‘인화의 LG’가 아니라 LG가 경영진 경영능력이 삼성가의 그것보다 부족했던 것 아닌가.LG가의 현재 총수는 생각보다 능력이 뛰어나지 않고 LG의 미래는 생각보다 그리 밝지 않은 것 아닌가.특히 수십 년이 지나도 마케팅으로 젬병인 걸 보면…… 한때 LG화학 주식만 유일하게 투자하던 때가 있었다.
배터리 때문이었다.
기후변화와 싸우는 기업 중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유망한 기업으로 보였다.
계속 닭의 몸짓을 했다.
물적분할해 LG엔솔을 만든다고 나쁜 재벌 버릇은 어디로 가나 싶어 모두 처분했고, 이후 테슬라에 투자할 때까지 주식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화공과와 화학과가 한국 최고 학과였던 적이 있었다.
지난번처럼 의전에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높았던 것이 아니라 국가의 기술 발전 필요상 이 분야가 잘 풀릴 때가 있었다.
이때 많은 인력이 LG화학(옛 럭키화학)에 들어갔다.
배터리는 전기공학이라기보다 화학, 화학이다.
그것도 가장 어려운 화학이다.
다른 화학은 반응이 끝난 상태의 화합물을 사용하는 데 비해 전기화학은 반응 자체를 이용한다.
그것도 수백 번 수천 번 같은 결과를 낳아야 한다.
LG화학의 배터리 분야는 그동안 이 회사에 축적된 인력과 노하우, 지식의 극한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재벌체제의 한계인지 전략과 마케팅의 오류를 계속 봐야 했다.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투자했다.
선진 기술로 투자한 외국 공장에 중국은 아무런 혜택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인이 만든 후진기술 공장에도 보조금을 주고 거기서 나온 배터리에도 보조금을 줬다.
중국에서 생산한 LG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럼 바로 철수해야 하는데 우쭐하게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했다.
어디에도 팔 곳이 없다며 국내에 역수출했다.
국내에 역수출하는 첨단기술의 해외진출을 왜 승인하고 수입은 왜 승인했는가? 그래서 ESS를 만들고 전기차를 만들었다.
모든 곳에서 불이 나기 시작했다.
물론 ESS는 LG 것만 불붙은 것은 아니다.
삼성 것도 불붙었다.
나중에 모 전문가에게 들은 얘기지만 ESS용으로 비싸고 화재 위험이 있는 삼원계 배터리를 채택한 것도 잘못됐고 여러 업체가 ESS 개발로 생긴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오류, 한전의 설계 권고와 ESS 사용 practice 오류 등이 복합돼 있었다.
그러나 전기차 화재, 그것도 교통사고 때문이 아니라 충전 중 사고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큰 문제가 됐다.
ESS, 전기차 화재에 대해 깔끔하고 투명하며 공개된 분석을 본 적이 없다.
평소 같았으면 회사가 망했을 거야. 배터리 부족으로 돈으로 태워 견딜 수 있었다.
배터리에 내재된 위험, 특히 3원계 배터리를 어떻게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한 전략과 마켓팅 부재가 낳은 참사였다.
그런데 자동차용 배터리로 파우치를 고집했다.
파우치는 전기자동차용으로 여러 가지 불리하다.
단위당 용량이 커 온도 관리가 쉽지 않고 화재가 나면 제어하기 어렵고 외관이 플라스틱으로 포장돼 있어 충격과 화재에도 취약하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파우치는 노트북, 휴대폰 배터리 산업 발전으로 생긴 경로 의존성을 가진 제품이다.
그보다 수백 배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그에 맞는 형태(formfactor)를 새로 마련했어야 했다.
결국 3원계 배터리 탑재 전기차는 원통형이 될 것이다.
우선 생산성이 좋고 생산 장비가 잘 발달되어 있다.
온도 제어가 용이하고 화재에도 국부로 한정할 수 있다.
금속으로 보호받고 있어 튼튼하다.
GM과 BMW가 원통형으로 삼성SDI와의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마켓팅의 삼성이라고 부를 만하다.
전기차만큼 커지는 ESS 시장은 밀도 높은 삼원계 배터리가 아닌 저렴하고 심방충전(Deep Charge and Discharge)이 가능한 인산철(LFP) 배터리가 최적이다.
나트륨 전지도 문제없다.
장기간 충전용으로는 flow battery, iron battery도 가능하다.
LG는 국내에서 ESS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미 LFP 혹은 그에 준하는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고 지금쯤 제품이 나왔어야 했다.
그랬다면 IRA법으로 중국 배터리를 사용하기 어려운 미국 저가 전기차 혹은 ESS 시장에서 큰 매출과 이익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시장의 요구에 밀려 개발을 시작한다고 하니 또 한 번 전략과 마케팅의 패배다.
기술 개발에서 질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경영자가 직접 책임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전략과 마케팅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책임이다.
이제 이 나라 전략산업을 경영에 잼병 재벌가 4세에게 맡겨둘 것인가? 적은 지분과 재산으로 수백조 개의 기업을 소유하게 놔둘 것인가? 물적분할과 같은 사실상의 재산절도를 허용하는가? 아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부잣집 도련님에게 국민경제를 과연 맡길 수 있을까? 이 전환의 시대에…(LG 중국 배터리 공장을 되살린 회사가 테슬라이고, 지금도 LG는 테슬라에서 가장 많은 매출과 수익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그것도 원통형 배터리에서…) #김재삼